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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상화폐, 최소한의 안전장치 만들어야

  • 머니S 이지운 기자 | 입력 : 2021.05.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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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시민을 보호하는 데 있다. 자유 시장에 국가가 개입하는 이유다. 가상화폐도 마찬가지다. 변동성과 정보 비대칭이 매우 큰 가상화폐 시장에 국가는 개입해야 한다. 경제학자 로널드 코즈에 따르면 진정한 자유 시장을 위해서는 적절한 정보를 공급하는 국가의 개입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개입의 목적과 정도다. 목적은 가상화폐 시장을 안정화해 투자자를 보호하는 데 있다. 개입 정도는 규제 일변도가 아니라 관리 수준이어야 한다. 가상화폐가 지닌 미래 가치는 살리면서 투자자를 보호하는 데 정책 목표가 집중돼야 한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가상화폐 과세는 이러한 국가 의무를 저버린 규제다. 가상화폐 투자자 보호 장치는 없으면서 소득에는 세금을 물린다는 발상이다. 기획재정부의 2020년 세법 개정안에는 가상화폐(가상자산) 과세안이 포함됐다. 2022년부터 연간 가상자산으로 올린 소득이 250만원을 초과하면 지방세까지 포함해 22%의 세율로 과세하겠다는 것이다. 기본공제 금액 250만원에서 1년간 여러 가상자산에서 낸 소득과 손실을 합산해 세금을 매기는 손익통산을 적용한다. 

하지만 현 정부는 가상화폐를 화폐로서 인정하지 않으면서 규제와 억제책만 논의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투자를 한다고 관심을 갖고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루에 20%씩 급등하는 자산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것 자체가 투자를 부추길 수 있다”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에서 금융당국이 가상화폐를 바라보는 시각을 짐작할 수 있다. 가상화폐는 정부가 개입할 시장이 아니며 투자자 또한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과세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순서가 뒤바뀐 처사이며 세금을 받는 국가로서의 역할이 아니다. 세금의 정의는 “국가 발전과 국민 생활의 발전을 위해 국민이 내는 돈”이다. 따라서 세금을 내는 국민을 보호할 대책과 정책을 마련하고 그 대가로 세금을 받는 것이 순서다.

정부는 정보 비대칭이 큰 가상화폐 시장을 먼저 바로잡아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 주식 시장과 달리 가상화폐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개인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얻는다. 따라서 확인되지 않는 정보가 난무하고 정보를 독점하는 비대칭 구조가 심해 피해자가 속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가상화폐 이용 범죄는 2018년 62건에서 지난해 337건으로 5.4배 급증했다. 검거 인원도 같은 기간 4배 가까이 늘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상화폐거래소의 생명을 쥔 금융업계의 실명 계좌 심사를 더욱 강화하는 법안 마련이 우선이다. 그 후 정부와 민간기업 지배구조 투명화를 통해 투자적격업체 심사와 거래소 등록제 같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이 만든 꽃이자 미래 화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가능성을 아예 부정하기보다는 자본의 수요가 몰리는 현상을 인정하고 관리를 해야 한다. 가상화폐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해 투자자를 보호하는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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