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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셋, 아들 백일날 하늘로 떠났다

  • 머니S 박정웅 기자 | 입력 : 2020.03.0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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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경주 장면. 경륜은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속성 상 부상 위험이 상존한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생후 백일을 맞은 아들을 두고 하늘로 떠난 경륜선수가 있다. 그것도 아들의 백일날에, 또 자신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고 변무림 선수가 비보를 전했다.

한국경륜선수협회(선수협회)에 따르면 고 변무림 선수는 지난달 29일 오전 10시30분 자택에서 갑작스로운 심정지가 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향년 33세. 

비보를 더욱 안타깝게 만드는 것은 경륜선수를 지휘·감독·관리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공단)의 역할이 없다는 주장이다. 선수협회에 따르면 고 변 선수의 경우 경주중 사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단의 보상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최고 시속 70㎞의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경륜은 속성 상 선수들의 부상 위험은 상존하다. 낙차를 하면 골절 이상의 중상을 당하기가 일쑤여서 선수들은 높은 상해율에 노출돼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경륜선수들의 보험 가입은 쉽지 않다.

선수협회는 특히 경륜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수고용' 지위의 선수들은 공단 소속이 아니다보니 훈련, 사고와 수습 등 전반의 과정을 모두 스스로 부담한다는 것.

이번 고 변 선수의 비보에 대해 선수협회는 "공단이 선수들의 건강검진을 하지 않는다. 사비로 모든 검진을 받아야 할 정도로 선수에 대한 처우는 열악하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공단의 선수관리를 위한 정밀건강검진이 있었다면 변 선수는 아들과 함께 백일잔치를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선수협회는 공단이 벌어들이는 수익 일부가 선수관리를 위해 쓰이길 바라는 요구를 거듭해왔다. 선수협회는 "공단은 경륜과 경정을 통해 연간 2조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이중 5000여억원을 사회에 환원한다"면서 "이중 일부라도 선수관리를 위해 쓰였으면 하는 기대를 해왔지만 먼 얘기일 뿐이었다"며 한탄했다.

열악한 처우 개선은 경륜선수들의 묵은 과제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2019년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륜선수들의 열악한 처우와 환경이 도마에 올랐다. 이에 공단은 관련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입장을 내놨으나 현재 변화된 것은 없다는 게 선수협회의 시각이다.

고 변 선수처럼 지난해 고 박희운 선수가 운명을 달리했다. 고 박 선수는 도로훈련 중 안타까운 변을 당했다. 당시 선수협회는 부족한 연습장이 화를 불렀다고 주장했다.

선수협회는 "공단의 실질적인 관리감독을 받는 선수들이 경주운영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지원받는 환경이 되야 한다"면서 "선수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보다 흥미진진한 경주로 팬들의 응원에 화답하기 위해선 선수와 지원에 대한 공단의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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