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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사이클링의 전설은 계속 된다

  • 영주(경북)=박정웅 기자 |입력 : 2019.11.0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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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수놓은 '두바퀴 물결'
시월의 백두대간 그란폰도, 오색단풍도 응원 손짓


출발하는 '2019 백두대간 그란폰도' 참가자들. /사진=박정웅 기자
시월의 막바지, 자전거 타는 ‘날’을 잘 잡았다. 지난달 26일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이날 수은주는 최저기온 6℃를 가리켰다. 다음날엔 영주가 올해 첫 영하를 기록했다. 주중보다는 조금 쌀쌀해졌다지만 적당히 선선해 자전거 타기에 좋다. 또 1년 내내 벼르던 대회여서 참가자들의 페달링은 힘찼다.

소백산에 가을 사이클링의 전설이 돌아왔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주최 ‘2019 백두대간 그란폰도’가 이날 경북 영주시 일원에서 펼쳐졌다. 올해 7회째를 맞이한 백두대간 그란폰도는 한국의 대표적인 자전거축제로 자리했다.

정병찬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장은 개막식에서 “늦가을 오색 단풍이 물든 아름다운 백두대간에서 가을 정취를 듬뿍 느끼며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길 바란다. 백두대간의 추억이 오랫동안 남도록 서로 배려하며 안전하게 완주하길 기대한다”면서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이번 백두대간 그란폰도 코스는 총거리 121.9㎞다. 영주시(동양대학교)를 출발한 참가자들은 예천군, 문경시(이상 경북), 단양군(충북)을 거쳐 다시 동양대학교로 돌아왔다. 해당 코스의 총 상승고도는 2216m다.

◆윤중헌·강민정씨 남녀 1위… 6시간 컷인 ‘73%’

동양대학교 주차장을 가득 메운 '2019 백두대간 그란폰도' 참가자들. /사진=박정웅 기자
코스 내내 험난한 고개가 이어졌다. 히티재(7.6㎞), 성황당고개(41.7㎞), 성황당재(58.0㎞), 저수령(72.4㎞), 피티재(90.1㎞), 죽령(106.1㎞)이 참가자들을 기다렸다. 이날 참가 신청자 2100명 중 총 1966명이 출전했다. 그 가운데 1398명이 컷인(6시간)에 성공했다.

올해 컷인율은 73%로 지난해 56%에 비해 17% 상회한 수치다. 참가자들의 완주와 안전을 고려해 그동안 난코스로 지목된 옥녀봉을 코스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코스 완성도가 높아진 셈이다. 또한 기량이 향상된 참가자들의 사이클링 열기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남자 참가자 중에서는 윤중헌씨가 3시간32분40초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박종일씨(3시간38분39초)와 김원씨(3시간42분06초)로 윤씨의 뒤를 이었다. 강민정씨는 3시간58분58초로 여자 부문 1위에 올랐다. 2, 3위는 김수정씨(3시간59분04초)와 김미소씨(4시간02분41초)가 각각 차지했다.

윤중헌씨는 “한국 최대 그란폰도 대회에서 가을의 정취를 느낌과 동시에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 올해 소방공무원에 합격해 내년에 임용예정인데 좋은 일만 생겨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강민정씨는 “2017~2018년 연속 4위를 했는데 처음으로 1등을 해 꿈만 같다”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함께 라이딩을 한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런 백두대간 그란폰도는 대규모 접수인원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 백두대간의 험로를 넘기 전 ‘접수령’(참가접수에 성공하는 것)을 먼저 넘는 게 관건. 지난달 20일 참가접수는 단 14분 만에 끝났다. 2년 전에는 2시간, 그리고 지난해엔 40분이었다. 조기마감 기록은 해를 거듭해 경신하고 있다. 코스 난이도, 대회 진행, 안전 등 다방면에서 대회 완성도가 높아서다.

◆장욱현 영주시장 “영주의 자랑, 시민 자부심 크다”

대회 현장에서 인터뷰를 하는 장욱현 영주시장. /사진=박정웅 기자
영주시는 매년 가을 국내 최대규모의 자전거축제인 그란폰도를 개최한다. 영주의 가을에 자전거만 수를 놓는 게 아니다. ‘건강 영주’의 자랑인 영주사과축제와 풍기인삼축제 또한 인상적이다. 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영주시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기폭제다. 이 뜻에는 민관이 따로 없다.

백두대간 그란폰도도 마찬가지다. 부녀회 등 자원봉사 활동에 나선 시민이 많다. 영주시 직원 100여명은 사과축제가 끝나기 무섭게 대회 현장에 급파됐다. 백두대간 그란폰도 개최 도시로서 자부심이 크다는 방증이다.

2회부터 이번 7회 대회까지 백두대간 그란폰도를 지켜온 주인공이 있다. 6년째 전국의 자전거 동호인들과 함께한 장욱현 영주시장(사진)이다. 장 시장을 백두대간 그란폰도 현장에서 만났다. 그는 개막식이 열리기 한창 전부터 대회장을 꼼꼼히 챙겼다.

장 시장은 개막식에서 “올해 영주는 경사를 맞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천년고찰 부석사에 이어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이 등재됐다. 우수한 전통문화를 간직한 영주에서 멋진 가을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며 참가자들을 환영했다.

올해 대회는 참가접수 14분 조기마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접수령’에 대한 원성(?)도 자자하다. 장 시장은 대회 인기비결에 대해 “관광분야에서 재방문율이 중요한 것처럼 우리 대회도 그렇다. 천혜의 자연경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대회 코스, 교통통제와 시민 협조, 안전운영 등 대회에 대한 참가자 평가가 좋다”면서 “참가자들이 백두대간 그란폰도를 1년 내내 기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소수서원, 무섬마을, 선비촌, 부석사 등 지역 관광명소가 많다. 대회 전후로 이곳을 찾는 참가자 가족이 늘고 있다. 더불어 사과와 인삼도 많이 구입한다”며 참가자만의 대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참가자 2000여명이 갤러리(가족이나 지인)와 함께하기 때문에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대회 전 코스 답사 차원에서 영주를 찾는 참가자도 많다. 대회 전날에는 풍기읍과 영주 시내 숙박시설은 만실이었다.

장 시장은 “돈으로만 따질 수 없는 게 문화적 효과다. 백두대간 그란폰도는 영주시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참가자와 갤러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주를 알린다. 백두대간 그란폰도가 영주시 브랜드를 높이는 셈”이라면서 “지속가능한 전국대회로서 앞으로도 백두대간 그란폰도의 전망은 밝다”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7호(2019년 11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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