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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혁 날자 경륜 '양강' 지역구도 깨졌다

  • 박정웅 기자 |입력 : 2019.07.0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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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혁(3번)이 지난달 말 '2019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왕중왕전 결승 경주에서 역주하고 있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황인혁의 비상으로 수도권 대 경남권이라는 경륜 양강 구도가 깨졌다. 지난달 말 2019 왕중왕전의 주인공은 3연패를 노리던 정하늘도, 전통의 강자인 정종진도 아니었다. 수도권과 경남권 선수들의 대립구도에 관심이 쏠린 상태에서 늘 변방으로 평가된 충청권에는 황인혁이 있었다.

이번 왕중왕전에서 황인혁은 왕중의 왕으로 거듭났다. '벨로드롬의 황소'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우직한 지구력이 황인혁의 장점이다. 그는 다른 선수들의 허점을 찌르는 변칙적인 자리잡기와 완급조절, 빠른 타이밍에 치고 나설 수 있는 기습 선행력까지 겸비해 벨로드롬을 제패했다. 

◆전설의 시작은 팀 선배 김주상과 함께

데뷔 후 대상경주 같은 큰 경주에서의 우승이 전무했던 황인혁은 지난 제25회 스포츠조선배 대상경륜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다. 당시 팀 선배인 김주상과 함께 출전했다. 타종 이후 선행승부 시점을 빠르게 가져간 김주상을 최대한 활용하며 힘을 비축한 황인혁은 반주 이후 젖히기로 힘차게 뻗어 나오며 후미를 마크하고 있던 정하늘의 추입을 봉쇄하는데 성공하며 우승을 차지한다. 김주상의 중반까지 이어지는 시속감도 좋았지만 짧은 순간 시속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면서 버틴 황인혁의 힘도 빛났다. 큰 경주에서 다소 빠른 승부 시점을 보이면서 후미 선수들에게 우승을 양보하는 경우가 많았던 황인혁은 팀 선배를 활용한 짧은 승부로 우승의 짜릿함을 맛봤다. 또 큰 경주에서 운이 따르지 않았던 징크스를 깨는 계기도 이뤘다.

◆수도권과의 합종 vs 경상권과의 연횡

세종팀이 동서울이나 김해팀과 버금가는 강팀으로 커지면서 수도권과 충청권의 양립이 힘들어지기 시작한 상황에서 황인혁의 우승은 의미가 크다. 과거 특선급을 거의 휩쓸다시피 했던 창원이나 김해팀에 맞서기 위한 수도권과 충청권 선수들의 합종의 수는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승전보를 한번 울린 황인혁의 기세는 수도권 선수들과의 안정적인 타협보다는 과감한 우승 사냥에 포커스가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 득세, 특선급 혼전 구도 심화

황인혁과 그의 충청권 선배인 김현경의 자리잡기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남권 선수인 성낙송과 황인혁의 자리잡기는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자리잡기였다. 이 둘은 21기 동기생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황인혁이 수도권 선수들을 배제한 채 경상권 선수들과 자리잡기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작전은 써봐야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황인혁은 경주 초반 변칙적인 자리 잡기 운영을 하면서 타 선수들을 놀라게 한 것. 작전은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후미에서 조급함을 참지 못한 정종진이 타종 전 거의 2코너 부근부터 시속을 올렸고 정종진의 초반 시속을 이기지 못한 신은섭이 마크를 놓쳤다. 신은섭 후미의 정하늘까지 시속이 죽으면서 수도권 연대는 완전히 와해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황인혁은 정종진의 후미를 추주하며 체력을 아꼈고 막판 어느 정도의 여유까지 느껴지는 추입으로 우승에 성공한다.

배재국 경륜뱅크 예상팀장은 "강팀으로 성장한 세종팀을 중심으로 한 충청권 선수들의 득세는 특선급 판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더 이상 서로를 위한 타협점을 찾기 힘들어진 수도권과 충청권의 맞대결 양상은 이제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이번 왕중왕전 결승전에서는 충청권과 경상권의 자리잡기가 이뤄지면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앞으로 이러한 혼전 구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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