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자전거

[기자수첩] 이국종이 꿈꾸던 '닥터헬기' 경기도에서 날아오르다

  • 김동우 기자 |입력 : 2018.11.28 08:49
기사공유
▲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와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소장.
위급환자에겐 시간이 생명이다. 뇌·심혈관이나 중증외상 환자는 한 시간이 생사를 가르는 '골든아워'(Golden Hour)'다. 중증외상센터 창시자인 미국 애덤스 카울리(1917~1991) 박사가 정립한 개념이다. 생명을 구하려면 신속한 응급조치와 이송이 필수다.

그 역할을 하는 천사가 있다. 첨단 의료장비와 의료진을 갖춘 '날아다니는 응급실' 닥터헬기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늦은 2011년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미국의 에어 앰뷸런스(1972년), 일본의 닥터헬리(2001년)보다 한참 늦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닥터헬기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전국에서 6대가 7년간 6591번을 날아 2011년 76명을 시작으로 올 5월까지 총 6150명을 실어 날랐다. 경북 1667명, 전남 1441명, 강원 1045명 등이다. 중증외상과 뇌·심혈관 환자가 절대적이다. 의료계는 전체 이송환자의 90% 이상이 생명을 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닥터헬기는 중증환자에겐 한 줄기 빛이다. 미국은 1000대, 일본은 50대가 넘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헬기 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외상 사망률도 미국·일본의 10~15%보다 두배 이상 높은 30.5%나 된다. 

우리나라는 2011년 9월 길병원과 목포한국병원을 시작으로 2013년 원주세브란스병원과 경북 안동병원, 2016년 충남 단국대병원과 전북 원광대병원 등 여섯 곳에 배치됐다. 연간 운영비는 보건복지부가 70%, 해당 지자체가 30%를 대며 병원은 의료진을 지원한다.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살린 이국종 교수가 일하는 아주대 병원에 드디어 ‘7번째’ 닥터헬기가 도입된다. 보건복지부는 경기도·아주대병원 측과 올해 안에 닥터헬기 도입 계약을 하고 내년 1~3월 중 운행을 시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교수가 중증외상센터의 중요성 문제를 제기하고 2011년 닥터헬기가 운항을 시작한 지 약 8년 만의 일이다.

그 동안 이 교수가 닥터헬기를 비롯한 중증외상 의료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거론했지만, 번번이 닥터헬기 운영기관에서 탈락하다 지난 5월 경기도와 함께 7번째 운영자로 선정됐다. 

경기도는 내년에 예산 51억원을 들여 24시간 상시운영이 가능한 닥터헬기를 도입해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 배치한다. 야간 시간대를 포함해 365일 24시간 운행이 가능한 닥터헬기는 국내에서도 처음이다.

중증의 외상은 위험한 노동환경에 처한 서민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생사의 기로에서 누구나 생명과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고 차별 없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27일 경기도와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중증외상환자 이송체계 구축' 업무협약을 맺었다. 경기도의 응급의료전용 중형 닥터헬기가 도입·운영으로 환자 발생 시 경기 전역 어디서든 1시간 내 누구나 치료하고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이국종 교수의 <골든아워 1>책을 통해 "수많은 사람이 노력해도 국가 정책이 움직일 수 있는 파이는 정해져 있어요. 그게 현실이죠"라고 지적하며 "민주 국가에서 정책을 집행할 때 다양한 안건이 수많은 사람을 거쳐 진행됩니다. 그 과정에서 시급했던 정책들이 미뤄지다 폐기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어떻게 합니까? 옳은 방향에 대한 생각은 다 다른걸요"라는 말을 남겼다.

어려운 과정을 통해 도입된 만큼, 많은 중증외상환자들의 골든아워를 확보해 소중한 생명들을 더 많이 살려 냈음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 0%
  • 0%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