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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환상의 늪'에 빠진 테마주 투자자

  • 홍승우 기자 |입력 : 2018.05.01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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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북경제협력주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식시장에서 대세 테마주로 떠올랐다. 남북관계개선 분위기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이 분위기는 적어도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된 5월 말이나 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북경협주와 더불어 전통적인 테마주인 정치 관련주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초부터 널뛰기 중이다.

우선 안랩은 대표적인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테마주다. 안랩은 안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제기된 지난 2월20일 전 거래일 대비 25.56% 급등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 이어 안 후보가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으면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가 불투명해졌다는 전망에 지난달 19일 안랩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37% 하락했다. 이후 안 후보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또다시 13.50% 급등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하던 안 후보의 행보에 따라 안랩의 주가는 등락을 거듭한 것이다. 종목토론방에서도 회사의 가치나 실적이 아닌 안 후보 출마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으며 안랩이 지난해 최대실적을 달성했다는 등의 회사 관련 소식은 언급되지 않았다.

또 다른 대표적인 테마주로는 바이오주가 있다. 한동안 승승장구했던 바이오주는 줄곧 제기된 ‘버블논란’ 끝에 결국 급락세로 전환됐다. 최근 증권업계는 연이어 바이오업종을 두고 ‘파티는 끝났다’는 식의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지난 19일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바이오업종 상승세는 ‘머니게임’으로 인한 버블로 만들어진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남북경협주 부각 등 시장유동성과 단기간 늘어난 공매도 부담이 더해지면서 바이오업종의 고난이 시작됐다. 

바이오주의 대표격인 셀트리온은 지난 3일 30만원대가 무너진 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오히려 늘었다. 60만원대 진입을 코앞에 두고 하락전환하며 40만원 중후반까지 떨어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테마주의 가장 큰 매력은 단기간에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고위험 주식은 기대수익만큼 손실 위험도 높은 법이다. 또한 회사의 가치보다 정보의존도가 높은 테마주의 성격상 주로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2년 전 주식을 시작했다가 그만뒀다는 한 30대 직장인은 “투자한 회사의 가치나 실적이 아닌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나 전망에 판단해야 했다”면서 “(테마주 투자는) 판단이 아니라 도박”이라고 말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시세를 보지 말고 가치에 투자하고 투자판단을 할 때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라”고 말했다. 기업가치보다 불분명한 정보에 좌지우지되는 테마주는 결국 투자자들에겐 ‘환상의 늪’일 뿐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8호(2018년 5월2일~5월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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