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정책

[기자수첩] 대륙서 뜬 공유자전거, 한국선 '애매모호'

  • 박정웅 기자 |입력 : 2017.08.01 18:09
기사공유
방치자전거로 분류돼 계고장이 붙은 오바이크. /사진=독자제공
국내 첫 론칭한 공유자전거가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지 못해 난처한 처지다. 일부지역에선 방치자전거로 취급돼 계고장까지 붙은 신세다.

공유자전거는 프레임에 부착된 QR코드를 인식한 뒤 자전거를 이용하고 반납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최근 2~3년 새 중국에서 빛을 발했다. 코트라 자료(지난 3월 기준)에 따르면 중국의 관련 시장은 서비스 브랜드 25개, 자전거 1000만대, 월간 이용자 3000만명 수준으로 폭발적이다.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공유자전거에 투자했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사회적 패러다임에 투자하는, 규모로서의 가치투자가 이어졌다.

이러한 여파로 시장가치가 1조원을 상회하는 공유자전거 기업이 등장했고 영국 등 해외진출에 성공한 기업까지 나왔다.

공유자전거는 넓게 보면 공유경제 측면에서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자전거와 궤를 같이 하지만 운영주체가 민간기업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시스템 측면에서는 공공자전거에 비해 반납 등에 필요한 이용거점인 스테이션의 제약이 덜하다는 점에서 근거리 말단교통으로서 편의성이 크다.

나름의 가치를 탑재한 공유자전거를 두고 국내 지자체가 행정력을 동원한 데는 이유가 있다. 지자체와 협의 없이 공용시설인 자전거거치대, 보도와 같은 공공장소를 무단 이용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오바이크가 지난 7월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 국내 최초로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용자 편의에 따른 입소문이 퍼져 인천 송도,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고양 일대로 서비스 권역이 확대됐다.

서비스가 확대되는 사이 행정력 집행 대상으로 전락했다. 일부지역에선 지자체의 계도로 자전거를 회수하기도 했다. 공유자전거가 시민들의 이용 편의와 제도(규제) 사이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지자체별 해석이 다르다. 공유자전거 도입에 적극적인 곳은 조례 개정까지 염두에 뒀다. 반면 공공장소에서의 영업행위로 해석해 서비스 자체를 불법으로 간주하는 데도 있다.

이러한 제도적 혼선에서 사업을 타진하던 중국의 블루고고가 결국 그 뜻을 접었다.

공유자전거에 대한 제도적인 문제는 오바이크나 블루고고만의 것은 아니다. 서비스를 준비 중인 국내 스타트업들도 이 산을 넘어야 한다. 매스아시아는 최근 상당한 중국자본을 유치한 바 있다.

지자체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공공자전거 사업을 추진하다가 공유자전거로 급선회한 지자체가 이러한 문제를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

아울러 세금을 투입해 공공자전거를 운영 중인 지자체의 고민도 있다. 투자 대비 효율성이나 시민 편의성 등을 고려해 공유자전거로의 전환을 조심스럽게 모색하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 0%
  • 0%


포토뉴스